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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전시

전시제목 : The Daegu Trilogy (대구 3부작)
전시기간 : 2015. 5. 19(화) ~ 9. 13(일); 118일간
전시장소 : 대구미술관 2층: 2, 3 전시실, 선큰가든
기획 : 박소영
참여작가 : 김호득, 이기칠, 김희선
장르 : 한국화, 설치미술, 조각, 영상, 멀티미디어 아트


 

세 개의 개인전으로 구성된 <The Daegu Trilogy>는 대구미술을 대표하는 세 작가를 선정하여 대구미술의 오늘을 알리는 동시에 내일의 새로운 도약을 꾀하는 목적으로 기획된 전시이다. 이 전시는 현재 대구에 살고 있으며 이 도시를 거점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작가 세 명, 즉 김호득, 이기칠, 김희선이 그동안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주제를 완결시키는 작품들과 지금까지 선보이지 않은 신작들을 함께 발표하는 무대가 된다.
“삼부작(trilogy)”은 각기 다른 장르를 전문으로 하는 세 미술가의 개별적인 전시를 크게 하나로 묶는 명칭이다. 이들은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연구, 실험, 전개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으며 삶과 작업의 태도가 일치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호득(한국화), 이기칠(조각), 김희선(미디어 설치)은 각각 <흔들림-문득, 공간을 그리다>, <연습>, <Project Zero>란 타이틀로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진일보시키는 새로운 작품들을 발표한다. 대구미술관의 건축구조를 숙고하여 장소의 특성을 극대화시키는 이 작품들은 미술관의 특정 공간과 유기적 결합을 보여준다. 또한 개성이 강한 세 작가의 각각 독특한 이야기, 예술적 쟁점을 표현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대구미술의 오늘’이란 점에서 하나로 엮이게 된다.

 
 

김호득
 

검은 획의 생명력을 통해 근원적 생명개념을 탐색하는 김호득은 이번 전시에서 한지와 먹물 수조를 사용해 전시공간을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변모시키려는 시도를 한다. 전통과 혁신의 간극을 좁히면서 진화를 멈추지 않는 이 작가에게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한지는 무한한 의미를 배태한 여백의 정신 그 자체이다. 먹물을 채운 수조와 한지 위로 바람과 햇살, 즉 자연이 스스로 그림을 그리는 이 작업은 지필묵의 실험적인 변용을 보여준다.
작가는 한 면이 유리로 된 제 3전시실 구조에 비례를 맞춰 제작한 먹물을 담은 수조를 바닥에 설치하고 그 위로 검은 한지들을 천정에서부터 점진적으로 아래로 떨어지게 한다. 먹을 품은 붓으로 칠해진 검은 한지는 형상이 사라진 자리를 장악한 묵의 확장인 동시에 쌓여진 시간의 층이 된다. 관람자들은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서 대각선으로 공간을 가르는 한지들 사이사이로 창밖 풍경의 조각들을 보게 된다. 수조의 사면을 돌아다니는 관람자의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각도로 공간에 그어진 다양한 선 드로잉이 보인다.
전시장 입구 오른쪽 벽에는 구름, 바람, 공기의 흐름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수묵 드로잉이 배치되어 유리창 너머 실제 풍경과 대조를 이룬다. 같은 크기의 한지에 그려진 ‘바람-풍경’ 연작은 작가의 그림 화두인 바람이 모호한 풍경으로 변모한 것이기도 하고 마음의 결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선큰가든’에는 그곳의 유리 천장과 동일한 구조의 수조를 바닥에 놓고 5.5m 높이에서 한지를 폭포수처럼 떨어지게 한다. 이 작가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1990년대 폭포 작업에서 뿜어 나오는 ‘생명력의 기’가 극도로 단순해진 형식에 의해 더욱 강조된다.
 
 
이기칠
 
이기칠은 이번 전시에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해 온 <작업실> 연작의 대단원을 내리는 작업과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업인 <연습>을 동시에 펼친다. 그의 작업은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명제 아래 꾸준히 삶과 예술을 연결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조각가에게 필요한 작업실을 소유하지 못한 절박한 상황에서 탄생한 작업인 <작업실>에서 작가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란 질문 대신 현실에서 예술가의 조건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업실>은 이 작업의 탄생에서부터 여러 미술관의 건축구조에 맞춰 매번 다르게 연출되었던 작업들의 기록물과 현실에서 예술가의 조건에 대한 성찰을 서술하는 텍스트로 구성된다. 작업공간이 마련됨으로써 막을 내린 <작업실> 연작이 하드웨어라면 앞으로 발전시킬 <연습>은 그것을 채워나갈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연습> 연작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작가가 <작업실> 연작을 시작할 무렵부터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과정이 온갖 갈등을 극복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모습과 닮았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생겼다. 50세가 되면서 그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 <연습>은 작가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습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골드베르그 변주곡 연습’)과 직육면체, 정육면체 MDF 덩어리를 직선으로 깎아내 다양한 형태의 변주(‘공간 변주 연습’)를 연습한 작업으로 구성된다. 하나의 모티브를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키는 바흐 음악의 치밀한 구조는 모듈을 변형시키는 이기칠의 조각작업과 연관성이 있다.
난이도가 높기로 정평이 난 바흐의 이 곡을 전문 피아니스트가 아닌 조각가가 비록 많이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연주를 하는 장면을 바라보는 관람자들은 삶의 진정한 가치는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김희선(Kim Hee Seon)
 
김희선은 특정 시간과 공간의 체험, 사람들 간의 관계와 소통, 나아가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성찰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자전적인 이야기 또는 편지, 메일, 인터뷰 같은 여러 매체를 이용해 수집한 타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보편적인 감정을 이끌어내고 공감대를 형성해내는 동시에 개인사와 연루된 국가, 정치, 사회문제까지도 끄집어낸다. 이를 위해 그는 영상, 설치, 음향, 그리고 관람자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적극적으로 작품에 끌어들이는 인터액티브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두 개의 버전으로 구성된 <Project Zero>를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준비했다. <Project Zero -140416->에서는 5개의 화면이 오각형으로 배치되어 의식을 올리는 제단처럼 보인다. 작가는 피타고라스학파에서 황금분할이 내재된 정오각형은 미의 본질인 질서와 조화를 내포한다고 한 점에서 공간구성을 착안했다. 인재(人災)에 의해 발생한 참혹한 사건은 아직도 미해결로 남아 우리사회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인간의 이기심과 난폭함에 의해 남겨진 상처, 작가는 역설적으로 예술은 이러한 난폭함과의 대화를 통해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작품에서 은유적, 서정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한 화면에서 정지/움직임이 공존하는 영상편집 기법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을 붙잡고 싶은 작가의 염원을 표현하는 장치이다.
<Project Zero -더 빨리, 좋은 하루->에서는 아카디아/아포칼립스(Arcadia/Apocalypse)의 대비가 두드러진다. 관람자가 두 개의 정삼각형 구조물을 맞댄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대구 달성공원의 평화로운 일상을 담은 이미지와 위험을 내재한 장소를 촬영한 이미지를 대칭으로 바라보게 된다. 정삼각형은 국가와 개인이 각자에게 맡겨진 의무를 다함으로써 정의가 구현되는 플라톤의 이상적인 사회를 은유한다. 불안과 공포를 숨긴 장소의 위험성을 절제되고 정제된 형식으로 표현한 로드무비 같은 이 작품을 통해 김희선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HOME>은 2009년 대구아트페어 특별전을 위해 제작되었고, 이듬해 미디어아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Ars Electronica Festival>(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명예상을 수상하고 그곳에서 전시가 되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가장 흔한 주거형태인 아파트의 야경을 매개로 ‘사회적 관음증’을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한 멀티미디어-인터액티브 작품이다. 관람자가 발코니 모양의 단 위에 올라가 망원경 모양의 마우스로 아파트 창문을 클릭하면 아파트 내부의 정경을 보게 된다. <HOME>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별적인 가정사를 무관심하게 바라보는 듯한 설정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소통의 부재와, 한 개인의 인권을 침범하는 정보가 가진 권력의 문제를 우리 모두에게 숙고하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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