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홈 > 커뮤니티 > 게시판

관람후기

이미지
게시물[미술관 왜 가는데요]
제     목 미술관 왜 가는데요
작 성 자 조병근
등록일자 2018-03-13 23:37:30
첨부파일  
나는 지극히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생활인에겐 나름 공통점이 있나 봅니다.

무슨 일을 하든 인 풋보다는 아웃 풋이 늘 커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쫀쫀하게 가성비 따지길 즐깁니다.
새로운 것에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음식점도 늘 가던 곳, 음식도 늘 먹던 것이 편합니다.
새 옷을 마련해도 색상은 늘 그 색이 그 색입니다.
친구도 늘 만나던 친구가 편하고
출퇴근길도 늘 다니던 길로만 다닙니다.

젊은 시절
차를 버리고 10여년 가까이 걸어서 출퇴근 한 적이 있습니다.
왕복 10여km를 걸어 다니며 참 신비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차타고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풀꽃 하나 가로수 한그루의 변화에도 눈길이 갔습니다.
걷기 좋은 길을 찾아 일부러 이리저리 먼 길로 둘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대구미술관 1층 행위미술 50년을 기념하는
‘도전과 저항의 이단아들’ 전시가 딱 그렇습니다.

우리가 늘 봐왔던 말랑말랑한 그런 미술작품이 아닙니다.
이해하기 어렵고 그래서 마음 불편함을 많이 느낍니다.
정강자 김구림 성능경 장석원 강국진 이승택 이건용 최병소......
하지만 그분들의 시들지 않는 도전정신을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시대의 큰 흐름을 역행하는 도도한 변화의 정신을 보았습니다.

평범한 생활인이
치열한 노력으로 구현된 다양한 전위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미술관에 가는가?

생활이 변하면 사람도 변한다고 믿습니다.
미술관 나들이는 예술가의 창조적 삶에 관심 갖게 합니다.
자연스레 그들의 삶을 읽고 보고 공부했습니다.

예술인의 삶!
솔직하고 당당한 삶.
결과보다는 과정에 목숨 거는 삶.
효용성보다는 진실로 자신의 일에 모두를 던지는 삶.
아웃 풋이 얼마가 되든 상관하지 않는 삶을 보았습니다.

미술관 나들이가 내 삶의 가치를 조금씩 변화시켜 갑니다.
생활인이 예술인의 삶을 바라보며 그쪽으로 한발자국씩 내딛는 것이죠.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선이라는 생각.
인 풋에 비해 아웃 풋이 항상 커야만 한다는 생각.
변화를 두려워하는 현실안주의 나태한 생각.
이런 생각들이 조금씩 균형을 잡아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되고
설사 아웃 풋이 적다하더라도 나름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고
내가 변해야 세상도 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하라!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큰 메시지가 아닌가 합니다.

벗이 아침 일찍 눈이 왔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하얗게 눈 덮인 사진 한 장입니다.
시린 눈사진에 따뜻한 정이 흐르고 있습니다.

답신 했습니다.
세상에서 소중한 모든 것들은 우리가 잠든 새 찾아 오는가봅니다.
우정, 사랑, 행운, 행복......
그리고 새롭고 의미 있는 삶의 가치도...
목록 수정
삭제
COCOA 회원모집
Today 1,016 Total 4,679,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