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홈 > 커뮤니티 > 게시판

관람후기

이미지
게시물[풍경 스토커]
제     목 풍경 스토커
작 성 자 조병근
등록일자 2017-12-10 23:44:34
첨부파일  
시간은 돈이라는 말
참 실감 나는 때입니다.
그 많았던 시간
돈만큼 소중하게 사용했는지 돌아보니
너무 헤프게 쓴 것 같아 많이 후회스럽습니다.
이렇게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한적해서 더 분위기 있는 겨울 미술관.
오늘은 안동일 작품을 찾았습니다.
전시장 입구의 기억할 수 없을 만큼 긴 제목의 작품
그리고 맞은 편 파스텔 풍경화 몇 점을 보면서
불현듯 이 작가 스토커 같다는 생각이 휙 스쳤습니다.
왜???

가난한 집 딸아이가 미술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어머니를 조릅니다.
홀어머니는 냉정하게 거절합니다.
미술대학은 고사하고 미술학원 보내기도 어렵다고. 누울 자리보고 누우라고.
집안 형편을 빤히 아는
일찍 철든 딸아이는 더 이상 말 못하고 고개 숙여 주루룩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
미어지는 마음으로 딸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어머니는 깜짝 놀랐습니다.
방바닥에 떨어진 눈물을 손가락으로 하염없이 문지르고 있는 딸아이를 본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눈물방울로 꽃을 그리고 있는 겁니다.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 앉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한참 전 어느 책에서 읽었던 이야깁니다.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면 미친다.
한 가지 일에 미친 듯이 빠지면 반드시 그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딸아이는 그림에 미쳐 있었던 거지요.

안동일 작가가 그렇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칠 풍경도 집요한 관찰을 통해
아무도 인식하지 못하는 미세한 차이를 포착해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작가가 집요하게 풍경을 관찰하는 모습에 스토커란 이미지를 연상한 모양입니다.
집요한 관찰이 풍경을 blow up 시켜
지금까지 보지 못한 풍경을 발견하는 기쁨.
거기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기쁨.
이것이 안동일 작품이 내게 주는 즐거움입니다.
어쩌면 풍경 스토커란 닉네임이 딱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 작가.
미쳐있는 것 맞습니다......
목록 수정
삭제
COCOA 회원모집
Today 458 Total 4,579,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