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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멋지게 탈출하기(cool escapes)]
제     목 멋지게 탈출하기(cool escapes)
작 성 자 박소윤
등록일자 2017-09-07 0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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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은 일상성의 변종이다>

나는 미술관에 자주 들른다. 보통 전시는 석달동안 지속된다. 같은 작품을 석달동안 보는데 어느 날 문득 보지 못한 부분을 발견한다. 그 보지 못했던 작은 부분으로 전혀 다른 느낌을 갖기도 한다.

미술관에 들렀다가 2층사진조각전시를 관람했다. 영국 Wall Paper 라는 잡지에서 따온 많은 이미지로 작품이 전개된다. 그날은 중에 중앙 하단부에 자그마한 책 세권의 이미지가 눈에 들어왔다. 맨 밑에 있는 책 제목은 "cool escape"(멋지게 탈출하기)라고 적혀 있었다. 두 달 넘게 작품을 보았는데 발견하지 못했던 글자를 오늘 발견한 것이다.

아마 그날따라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걸까. 아니면 책 제목처럼 "멋지게 탈출하기"를 꿈꾸고 있었는데 그 날 따라 그 글자가 눈에 들어온걸까. 요즘 티비에서 여행상품 광고가 넘쳐나고 심지어 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뻥튀기 터지듯이 속출한다. 아침이면 집을 탈출하여 어디론가 다니다가,
저녁이면 탈출한 그 곳에서 다시 집으로 탈출을 감행하는 것이다.

일상의 삶이 지겨워지기 시작할 즈음에 그런 특별함을 생각하는지,
특별함을 꿈꾸며 일상을 살아가는 지 알수 없다. 다만 잔잔한 일상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날은 몸 세포가 증식하듯 변종이 일어나는 날이다.



http://m.aladin.co.kr/m/mproduct.aspx?ItemId=7067086
<Cool escapes> 책을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가격이 꽤 비싸다.
사실 Wall Paper는 영국에서 발행하는 다국적 잡지로 주로 중산층들이
선호하는 이미지들로 채워진다. 그 이미지들은 주로 현대인의 변화하는 욕망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사진 속 이미지들은 모두 공산품이며 우리의 욕망 역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공산품처럼 자주 바뀐다. 욕망의 변화는 또 다른 이미지를 필요로
하고 만들어낸 욕망이 시들해질 즈음 또 다른 욕망으로 채워진다.

잡지속에 보여지는 이미지들의 변화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욕망을 물결처럼
표현한 것 같다. <릴리프>연작 시리즈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은 원래의 크기와 상관없이
배치되고 첨가된다. 어떤 이미지는 원래 크기보다 크고 어떤 것은 훨씬 작게 표현되어있다.

특히 왼쪽 하단부에 접이식 침대가 그러하다. 산업혁명이후 많은 공산품들이 쏟아지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더 많은 생산이 증대되고 또 소모된다. 이렇듯
생산되자말자 바로 소모되는 이중적 삶의 구조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한다. 내가 추구하는 욕망과 타인이 누리는 욕망을 꿈꾸며 일터로 나아가는 우리에게
휴식은 사치라는 느낌이 들 만큼 초라하게 접혀진 침대가 눈에 들어오는 날도 있었다.

내가 소모된다고 느낀 날에 한쪽에 구겨진 침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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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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