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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ghost of ghosts는 무엇이었나요]
제     목 ghost of ghosts는 무엇이었나요
작 성 자 조병근
등록일자 2017-07-14 19: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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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날씨가 사람 잡습니다.
다른 지역은 장마철이라 시원하게 비가 쏟아진다는데
고집스럽게도 대구만 연일 뜨겁습니다.
더위도 피할 겸
미술관과 고스트,
이 둘을 어떻게 엮어 놓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으스스한 귀신을 상상하며 대구미술관 고스트전을 찾았습니다.

이런! 이런!
내 상상은 모두 빗나갔습니다.
고스트전의 고스트들은 모두 귀염둥이들이었습니다.
전시된 고스트들은 두려워 멀리 하기보다는
오히려 가까이 두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특히 오다니 모토히코의 ‘inferno'는 고통의 지옥이라기보다는
시원한 폭포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어
몇 번이나 들어가 ’아! 시원타‘를 연발했습니다.

빌 비올라의 ‘연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랑 쪼끔 해본 사람이라면 사랑이 늘 달콤한 것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고통과 시련 때문에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두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ghost of ghosts를 찾았습니다.
이수경 작가의 ‘내가 너였을 때’가 가장 무서웠습니다.

오늘 같이 무덥던 어느 여름날
깊은 산속 저수지에 밤낚시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낚시터에는 모두 7-8명 정도가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여름해가 빠지는 저녁 8시 경이 되니 하나 둘 돌아가고
그 깊은 산속에 나 홀로 남겨졌습니다.
껌껌하고 적막한 산속 물가에 혼자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 왔습니다.
어둠 속에서 낚시장비를 챙겨 떠나기에도 이미 늦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두려움 속에서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
누구든 와라. 한 사람이라도 밤낚시를 왔으면 하고요.
기도 덕분이었을까요?
저 산 밑에서 불빛이 흔들리며 두런거리는 사람 소리가 들렸습니다.
흔들리는 불빛은 점점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아닙니다!!!
반가운 게 아니라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두려움에 가슴이 쪼여왔습니다.

ghost of ghosts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제일 무섭습니다.

내가 너이고
너가 나일 때가 있습니다.
내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시절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랑도 틀어지는 것이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겪는 고통 중에서,
나는 너를 생각하는데
너는 나를 까맣게 잊고 있는 것보다 더 심한 것은 없다.‘
이수경 작가의 ‘내가 너였을 때’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짝사랑, 소통의 부재, 칼보다 예리한 말, 잊혀짐, 선을 가장한 폭력들...
이 모두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무시무시한 고통과 두려움이죠.
뜨거운 날씨에 아주 독한 고스트를 만날 수 있어
잠시나마 오싹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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