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홈 > 커뮤니티 > 게시판

관람후기

이미지
게시물[어설픈 한 수]
제     목 어설픈 한 수
작 성 자 조병근
등록일자 2017-03-02 02:24:13
첨부파일  
어설픈 한 수

Score전! 한마디로 말하자면
현대미술! 참 어렵구나였습니다.
작품들은 나에게 마음의 위안과 편안함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불편함과 당혹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틀에 걸쳐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첫째 날은 그냥 죽 돌아보았습니다. 불편했습니다.
왜? 무엇을?
줄곧 이 두 가지 생각만을 했습니다.
김기린, 이불, 강서경, 윌리엄 캔트리치, 김기린.
이런 순서로 작품 감상을 했습니다.
여전히 의문은 증폭됩니다.

집에 돌아와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해서 다시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작품 제목에 주목했습니다.
제목은 작품해석의 마스터키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불의 작품 ‘중력은 속도보다 위대하다.’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노래방 기기 속의 화면에는 교복 입은 여학생들이 등장합니다.
이는 남성의 음란한 성적 욕망을 암시한다고들 하지요.
이 노래방 기기 속에서 몸부림치며 노래를 부르는 인간의 모습.
스스로는 쾌락의 방에서 진탕하게 즐기고 있는 것 같지만
관찰자 눈에는 관(1인용 노래방) 속에 들어가 있는 초라한 인간 모습이 아닐까요?

이 정도면 해석의 윤곽이 잡힙니다.
속도는 인간의 욕망을,
중력은 자연의 힘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쾌락과 지위와 권세를 꿈꾸는 인간의 욕망(속도)은 끝이 없지만
결국은 관 속 즉 죽음에 이른다(중력)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자연 법칙 앞에서 인간은 늘 겸손해야 한다는 작가의 회초리를 맞는 듯합니다.


강서경의 Grandmother tower‘
이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시면 이해가 훨씬 빠르실 겁니다.
작가는 영국 유학 중 할머니 위독 소식을 듣습니다.
급히 귀국하여 할머니를 만나는데
고통 속에서도 손녀를 보기 위해 힘들게 벽에 기대어 앉으시던
그 순간을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차가운 철제 건조대에다 따뜻한 실을 감아 작품에 온기를 불어 넣었습니다.
물성을 뛰어넘어 할머니의 고통과 따뜻한 사랑을 진하게 느꼈습니다.
물끄러미 작품을 바라보노라면 찌르르 감전된 듯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윌리엄 캔트리치의 ‘I'm not me, the horse is not mine.’
참으로 난해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작품입니다.
단순하게 분석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나는 내가 아니며 그 말은 내 것이 아니다’란 제목은
러시아에서 하인들이 귀족들에게 자신들의 책임을 변명을 할 때 쓰는 말이랍니다.
러시아 혁명, 남아공의 인종차별 문제 등
선을 가장한 제도적 폭력을 부정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 의도가 어디에 있든
나름 제목에 집중해 해석하려 합니다.
먼저 입구에 있는 코라는 작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는 러시아어로 nos인데 이를 거꾸로 배열하면 son 즉 꿈이 됩니다.
언어유희를 사용하고 있지요.
즉 코는 인간의 욕망, 꿈을 상징하고
그 코(욕망을 추구하는 나)가 타고 다니는 말(馬)은 지위와 권력을 상징합니다.
코(욕망을 추구하는 나)는 내가 아니며 코(나)가 타고 다니는 말(지위 권력) 역시 내 것이 아닌 게 됩니다.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지려는 것은 모든 인간의 욕망이며 꿈입니다.
하지만 그 지위와 권력을 좇는 것이 결코 나의 본 모습이 아니며
그렇게 해서 얻은 지위와 권력 또한 내 것이 아닌
잠시 빌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해 집니다.
이 해석을 영상과 관련 지어 보는 것도 흥미롭겠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합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졌습니다.
현대미술은 관념의 과잉이라던데 머리도 식힐 겸
다시 입구의 김기린의 단색화로 돌아 왔습니다.
처음에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어지러운 마음 달래기 딱 좋은 작품입니다.
텅 빈 캔버스 앞에 서서 조용히 눈을 감으니 불편했던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캔버스 위에 내 마음대로 그림을 그려봅니다.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이것이 요즘 단색화가 주목받는 이유인가 봅니다.


어설픈 해석 해보았습니다만
예술이 우리의 무심함을 깨치는 것이라면
이번 전시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값진 시간이었다 생각합니다.

작품을 이성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가슴으로 그냥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예술에 대한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그것으로 OK 아닌가요?
행복한 미술관 나들이 하시길...

목록 수정
삭제
메대
Today 930 Total 4,713,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