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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2015-2016 애니마믹 비엔날레 관람후기]
제     목 2015-2016 애니마믹 비엔날레 관람후기
작 성 자 윤지영
등록일자 2016-02-16 17: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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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범물동에 살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종강 이후 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와 있는 동안 알바 면접도 다 떨어지고 저녁에 체육관에 가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어 무료하던 찰나에 대구시립미술관이 생각나 혼자 찾아갔었습니다. 처음 갔을 때는 어떤 전시회가 열리는 줄도 모르고 무턱대고 갔는데 마침 1층에서 2015-2016 애니마믹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손을 잡고 두류공원에 있는 문화예술회관에 자주 가곤 했었기에 전시회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보았던 애니마믹 비엔날레는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2011년 겨울, 수능을 치고 학교에서 견학처럼 따라갔던 것이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구시립미술관 방문이었습니다. 개관 초기였던 탓에 큰 건물과 넓은 전시공간에 비해 관람할 거리가 많이 부족해 보였던 대구시립미술관은 불과 5년 만에 놀랄 만큼 성장해 있었습니다.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재료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1층과 홀까지 가득 메운 전시물들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배윤환 작가님의 <바니타스 코믹스>와 이병찬 작가님의 <레푸스 아니마투스>, <카니스 아니마투스>에 압도당해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수도권도 아닌 지방에서, 그것도 개관한 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신생 미술관에서 국내뿐 아니라 쑨 쉰, 아야 타카노, 미스터 등 아시아의 유망한 작가들이 참여한 비엔날레를 개최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날 얻었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2주에 한 번씩만 열리는 큐레이터 토크였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제가 갔던 날이 큐레이터 토크 날이었고 마침 제가 갔던 시간대가 큐레이터 토크 시간대였더군요. 큐레이터 토크가 있는지도 모르고 2층과 3층까지 들렀다가 다시 홀로 내려온 저는 쑨 쉰 작가의 <고려의 아침> 앞에서 큐레이터 토크에 합류했습니다.

흔히 우리가 박물관에서 '가이드'라고 부르는 도슨트 서비스는 미술사적 배경과 작품 해설 등을 주로 제공하지만 이날 큐레이터 토크를 진행해주신 류소영 큐레이터님은 비엔날레 기획자답게 작가 섭외와 작품 설치 등의 과정에서 생겼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작가의 인간적인 모습들과 같은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습니다. 끝자락부터 들었던 탓에 고작 20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큐레이터 토크에 깊은 흥미를 가진 저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다음 큐레이터 토크 날짜를 찾아봤습니다. 공교롭게도 다음 큐레이터 토크가 마지막이었기에, 2주를 기다리고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미술관을 찾았습니다. 그때는 처음부터 알찬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큐레이터 토크와 같이 큐레이터들이 직접 관람객 앞에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류소영 큐레이터님은 오는 6월에 열릴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때도 큐레이터 토크가 있냐고 여쭤봤더니 잘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개인적으로 6월 전시회에도 큐레이터 토크를 열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주 전에 끝자락에 잠깐 왔었는데도 제 얼굴을 기억해주시고 쏟아지는 질문들에도 일일이 친절한 답변을 주셨던 류소영 큐레이터님을 다시 뵙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 고향이 이렇게 좋은 미술관이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더 많은 좋은 전시회들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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