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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쿠사마 아요이전을 보고]
제     목 쿠사마 아요이전을 보고
작 성 자 김세화
등록일자 2013-08-26 00: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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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미술관은 이제 우리 가족에겐 소중한 예술놀이터이자 감성을 일깨우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되었다. 한 명의 작가에서 비롯된 여러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시집 한 권을 완독하고 느낄 수 있는 듯 나직한 목소리의 작가의 메시지가 들린다.
  이번 쿠사마 아요이 전시회는 또 어떤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전해줄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미술관으로 향했다. 특히 어릴 때부터 그림책 <점>을 좋아했던 우리 아이들에게 쿠사마 아요이가 그린 점은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되었다.
 나 역시 실을 칭칭 동여매며 정성 들여 홀치기 염색을 할 때면, 만들어질 동그라미가 그냥 동그라미가 아니라 얼굴이 되고 해가 되고 꽃이 되어 새롭게 탄생되길 바라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쿠사마 아요이 작품을 만나러 가는 길은 더욱더 설레기만 했다.
 
 쿠사마 야요이가 그린 동그라미 역시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다. 마치 동그라미처럼 보이는 점이지만 여름하늘에 수없이 박혀있던 별들처럼 빛나기도 했고 때론 봄바람에 날리는 아카시아 꽃잎처럼 향기가 나기도 했다. 평생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엄마의 눈처럼 가슴 시리도록 그리움이 밀려오기도 했다.
  늦가을 길 위에 떨어진 낙엽처럼 측은하기도, 또 다른 점은 새하얀 도화지 위에 색색의 촛농이 떨어진 것처럼 그 뜨거운 열정이 솟구쳐 오르기도 했다.
 점은 때로는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나는 새 무리가 되기도 하고 바다 속 빛나는 비늘을 가진 물고기 떼처럼 자유롭게 보이기도 했다. 하나의 점이 움직이면 그 옆의 점도 따라 움직이고 또 그 옆에 점들까지 출렁이듯 춤을 추는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 점이 사람이라면, 마치 한 사람의 미동도 언제 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원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그 점은 비록 처음이었고 무수한 것 중에 그저 하나였겠지만. 어떠한 연유로 세상에 나온 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점들과 사랑하고 미워하며 관계하는 모습이 지금 우리와 참으로 닮아 있었다. 우리 역시 세상에 점으로 시작된 생명체라는 겸손함과 더불어 세상의 시작이 어쩜 나부터라는 위대함도 함께 밀려 들었다.
 우주라는 커다란 그물망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무수한 작은 점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쿠사마 아요이 전시회를 아이들과 감상하면서 두런두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마치 침묵하고 있는 그림이었지만 보고 또 보면 나의 기억과 생각들과 뒤엉키면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이들 역시 첫 크레용을 들고 느끼는 대로 거침없이 상상하던 어린 시절 자신의 그림과 비슷한 쿠사마 아요이 할머니의 회화 앞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특히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쿠사마 아요이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리면서 어느새 예술가가 되어 동무들과 생각을 나누며 협동작품을 만들기도 하였다. 반복적이고 대칭적인 무늬뿐만 아니라 때론 흐트려지고 비대칭적인 그들만의 선들이 캔버스가 아닌 공간속에서 조화를 이루어갔다. 그러면서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다양성을 경험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한 예술가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워크샵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작품 하나하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하였다.
 
 우리 가족은 이번 쿠사마 아요이의 작품들과 만남으로써 가슴 저 밑에서 변함없이 도담도담 자라고 있는 꿈과 마주 친 행복한 순간이었다. 2013년 여름, 대구미술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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